누구나 결혼 준비는 대부분 처음이다.
결혼이란, 인생에 있어 정말로 가장 중요한 이벤트이면서, 하루 아침에 준비할 수 없는 장기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예행 연습은 거의 할 수가 없습니다.
웨딩 업계에서 일하면서 예식 과정을 상세히 알고 있거나, 가까운 지인의 준비 과정을 바로 옆에서 봤다고 하더라도, 막상 본인이 하기로 마음 먹는 순간부터, '내 일(Mine)'로서 준비하는 건 또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죠.
주변을 봐도 '결혼 자체'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지만,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막상 본인이 결혼을 결심하기 전까지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준비하면서 싸우진 않았어?'라고 묻는 정도인데, 이마저도 결혼을 준비해 본 유부남녀가 경험담을 통해 물어보는 경우가 대부분..'너는 안싸웠냔 말이야')
예를 들어, '결혼 상대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이라든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 같은 건, 항상 물어보게 되는 단골 질문이지만, ‘상견례 장소는 어떻게 정했는지, 웨딩홀은 어떻게 선택했는지, 총 비용은 얼마가 들었는지'와 구체적인 결혼 과정의 일은 아무래도 지금의 나에게는 (아예 모르거나) 상관 없는 이야기로 여겨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저도 마찬가지였는데, 운 좋게 작년에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 6개월 정도의 연애 후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고, "결혼은 그냥 서로가 마음먹으면 하는 것 아닌가" 라는 무모함으로 시작했기에(물론 이게 절반 정도는 맞다. 마음을 먹지 않기 때문에 시작조차 되지 않는다.), 짧게 보면 5개월, 길게는 9개월여의 대장정 동안 서툼이 가득한 과정을 겪었습니다.
참 많은 고민과, 갈등과, 현실적인 문제들이 따라왔고, 끝까지 완주할수 있을지 의문 들고 지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 몰랐기 때문에 벌어진 과정이 90%였던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조금 더 알아보았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럼에도 다행스럽게 결국 이 '프로젝트의 목표(결혼에 Goal-in)'는 성공적으로 달성되었기에, 남은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할 짝궁이자 룸메이트(?)를 얻을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작게는 '나'라는 개인의 경험이지만, 적어도 이 시대의 대한민국에서 결혼을 준비하며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결혼을 준비했던 과정에 대한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 (특히 남자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신기하게도 결혼을 결심하는 순간, 생각보다여자 분들은 준비를 하나하나 잘 해나갑니다. 하지만 남자는 여전히 별로 생각이 없습니다.(어쩌면 저만 그랬을지도 모릅니다만..)
그리고 또한, 이것이 스스로에게는 잊지 않았으면 하는 아름다운 시기의 기억을, 조금 더 생동감 있게 남겨줄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리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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