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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나눔, 에세이/개인사

처음 해본 절친 결혼식 사회 준비 (주례o, 사회자 대본, 사회 멘트, 결혼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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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3년 지기 대학 친구가 결혼을 한단다. 군대 이쓸 때 손편지도 주고 받은 찐친이다 ㅋㅋㅋ
(나는 08년 7월 군번, 얘는 08년 8월 군번이다.) 

이런 친구여서 그런가. 친구 결혼식이 한 달 여쯤 남았을 때 갑작스럽게 사회 진행 부탁을 받았다. 우선 흔쾌히 수락했지만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 막상 준비는 며칠 남지 않았을 때부터 시작했다.

이때 고민했던 스토리와 약간의 노하우를 남기고 싶어졌다.

친구 결혼식 청첩장

 


<1. 사회 대본, 멘트 준비 - 사전자료 확인>

네이버에 검색하니, 기본적으로 많은 소스가 나왔다.

사회를 본 사람들이 직접 글을 작성한 것들도 있고, 웨딩업체 등에서 올린 것도 많았다.

(내가 볼 결혼식 사회와는 순서가 맞지 않는 게 많았다. 최근 추세에 따라 주례없는 결혼식의 사회가 많달까.)

 

게다가, 예식장에서 정리된 기본 순서지를 친구에게 미리 보내줬는데, 이대로 읽어도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신랑 입장에서는 걱정은 많이 안 해도 된다. 예식장에 물어보는 게 편하고 좋을 듯)

다만, 그대로만 읽기에는 뭔가 아쉽고 미련이 남아, 참고는 하되 나만의 멘트를 정리하고 싶었다.


친구 결혼식은 결혼예배로 드려졌기 때문에 목사님이 주례를 보시기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결혼식 순서에서 사회자-주례자 순서가 나눠져 있었고,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조율이 중요했다.
(나중에 내 결혼식 때 알게 되었는데, 사실 정말 이부분이 핵심이다.)

나의 경우, 예식 앞부분과 뒷부분을 맡고, 중간 순서는 모두 주례분이 진행하시기로 했다.

(아래 사진 참고)

 

 

박스표시가 된 앞, 뒤는 내가 하고 중간은 주례분이 하시기로 했다.

 


<2. 결혼식 진행, 사회 대본 전체>

사회자 대본을 고민했던 모든 흔적과 멘트 별 노하우를 담아, 여기에 전체 멘트를 남기려고 한다. 

그대로 사용해도 상관없고, 참고해서 다시 작성해도 좋을 것 같다. 

결혼식 예배 주보 표지였다. 정신없이 보내고 나니 남은 건 이것뿐

 


*사회 멘트 전체 및 노하우

<앞 순서: 1) 예식 시작 안내 -> 2) 개식사 -> 3) 양가 어머님 입장 & 화촉점화 -> 4) 주례소개
-> 5) 신랑&신부 입장>

1) 예식 시작 안내(예식 10분 전)
안내 말씀 드립니다.
잠시 후 신랑 000군과 신부 000양의 결혼식이 진행될 예정이오니
내빈 여러분 께서는 식장 안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정숙한 진행을 위해 소지하고 계신 휴대폰은 모두 진동으로 바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사실 여기서는 특별한 포인트가 없다. 식 시작하기 전이기 때문에 진행하기 쉬운 멘트이다.

 

2) 개식사
안녕하십니까? 오늘 결혼식의 사회를 맡은
신랑 000군의 친구 000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신랑, 신부의 앞날을 축복해주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양가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결혼식은 결혼예배로 드려지며
다시 없을 특별한 날인 만큼, 식중 모든 순서에
아낌없는 박수와 축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식이 시작되기 때문에 정숙함과 진중함을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
여기도 특별히 강조할 부분이 없고,
사회자가 시작을 이끌어내는 순서이기 때문에
사실 어렵지는 않다.

 

3) 양가 어머님 입장 & 화촉점화
그럼 지금부터 신랑 000군과 신부 000양의
결혼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먼저 오늘 예식을 위해 양가 어머님께서
축복의 화촉을 밝혀 주시겠습니다.
하객 여러분께서는 양가 어머님이 입장하실 때
뜨거운 박수 부탁 드립니다. '양가 어머님 입장!'

(어머님들 단상 오를 때) 양가 어머님께서 단상에 마련된 화촉에 점화하여 주시겠습니다.
신랑 어머님에 이어 신부 어머님이 점화하시겠습니다. 

(점화 이후) 양가 어머님께서는 마주서 주시기 바랍니다.
'양가 어머니 인사!'

(하객 인사) 다음으로 하객분들을 바라봐 주시기 바랍니다.
'양가 어머니 인사!'

(인사 이후) 양가 어머니는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 여기서부터 이제 본격적이다.
연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어머님들이 진행하는 과정을
실제로 바라보면서 하나씩 순서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또한 "입장" 또는 "인사" 등을 할 때
단호한 어조로 강조하는 게 중요한데,
이건 나름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4) 주례소개
오늘 결혼식의 주례말씀을 전해주실 000 목사님께서 등단하시겠습니다.
목사님은 신부측 모교회인 000 교회를 섬기고 계십니다.
박수로 맞이해주시기 바랍니다.

-> 이 부분부터 결혼식에 따라 순서가 많이 갈릴 것 같은데,
내 경우는 결혼예배 주례 목사님을 먼저 소개하고
신랑, 신부 소개로 넘어갔다.

 

5) 신랑&신부 입장
(신랑 입장)이제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 입장이 있겠습니다.
제가 10년을 알고 지냈지만 오늘처럼 멋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신랑 000군이 늘름하게 입장할 때 뜨거운 박수와 혼호 부탁 드립니다! '신랑 입장!'

(신부 입장)하객 여러분 뒤쪽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오늘의 또 한 명의 주인공이자 결혼식의 꽃!
신부 입장이 있겠습니다.
오늘 누구보다 아름다운 신부 000양이 입장할 때
뜨거운 박수와 환호 바랍니다. '신부 입장!'

-> 결혼식의 가장 중요한 순서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임팩트를 주지 못 하면 전체 흐름이 무너질 수 있다.

물론 대부분 당연하게 이 순서를 받아들이지만,
나의 경우 어떻게 하면 신랑을 칭찬하되, 하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또한, 신부의 경우, 신랑 입장으로 인해 시선이 분산됐을 것을 생각하여, 다시 뒤쪽을 집중하게 만들었던 부분이 포인트였다. 그리고 "입장"을 강하게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

치열한 준비의 흔적들. 이걸 적어서 들고 갔다. 근데 결혼식장이 그렇게 어둡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위 순서 이후에, 축도로 예배가 끝날때까지는 주례분이 전체 순서를 진행하셨다.

이후 '신랑신부 맞절'을 내가 진행하고, 이후 부모님과 내빈께 인사는 주례분이 진행하셨다.

 

<중간 순서: 6) 신랑신부 맞절>

6) 신랑신부 맞절
다음은 하객 여러분과 가족앞에서 성인의 예를 드리는 맞절 순서가 있겠습니다.
(신랑 신부가 마주볼때까지 기다린 후) '신랑신부 맞절!'

-> 여기서 큰 헤프닝이 하나 있었는데, 신랑신부가 마주보기 전에 '신랑신부 맞절'을 외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채 뻘줌하게 있다가, 다시 돌고 나서 멘트를 외쳤다(친구야 미안...)

신부가 드레스 때문에 도는 게 쉽지 않다는 걸,간과한 것이다. 신랑신부가 돌아보는 모습을 꼭 보고 맞춰야한다.


<마지막 순서: 7) 신랑&신부 행진 -> 8) 폐회식>

7) 신랑&신부 행진
이제 신랑신부가 함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첫 발을 내딛습니다.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하며 하객 여러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큰 박수로 성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신랑 신부 행진!'

-> 신랑&신부 입장과 더불어 또 가장 중요한 순서이다.

노래나 조명 등과 같이 가야되기 때문에 예식장 직원과 사인을 잘 맞춰야되고, 또 행진할 때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주도록 유도하는게 중요하다.

사실 요새 하객들이 안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모두 일어나게 하는 게 더 집중을 이끌어내기 좋다. 

 

8) 폐회식
이상으로 신랑 000군과 신부 000양의 결혼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사진촬영은 신랑신부 가족 친지, 직장동료 및 친구 순으로 이루어질 예정이오니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것도 신랑신부 행진 이후에 '키스타임'이라던지 순서가 끝났을 때 시간만 잘 맞추면 되고,
식이 다 끝났기 때문에 부담은 적다. 사진촬영 순서를 알려주는 게 포인트


<3. 후기>

1. 큰 부담감

교회나 회사 등에서 나름 MC를 많이 봤었기 때문에, 사실 별 걱정 없이 수락했지만,
준비하면서 느낀 건 결혼식 사회는 진짜 또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다.

우선은 실수가 용납되기 어려운 환경(신랑신부에겐 일생에 한번 뿐인 예식이자, 시간적인 배려 등이 없는 것 등)이,
상당한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많이 떨리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내 결혼식도 아닌 결혼식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 했는데, 사실 이게 큰 도움이 됐다.

또한, 하객이 아닌 진행자로서 참가한다는 게, 그전까지 결혼식을 얼마나 편하게 다녔는지 생각하게 해주었다.

 

2. 큰 기쁨이자 다시없을 경험

그럼에도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절친일 확률이 높은)누군가의 가장 아름다운 날' 가까이서 의미있는 역할을 한다는 것과,
이런 압박감 있는 환경에서 하나의 쇼(결혼식)를 완성해가는 짜릿함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가 그러한 중요한 행사의 사회를 맡을 만큼 나를 믿어준다는 것도 매우 좋은 느낌이었다.

원래 친한 친구였지만 더 친해진 것 같고, 나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게 느껴졌다.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간 친구가 보내준 천혜향. 신혼여행을 떠난 곳에서도 내생각이 났다니 고맙다


<4. 기타 몇 가지 노하우>

-식장 및 사회자 자리는 많이 어둡다. 준비한 종이가 안 보일 수 있는데 보통 스탠드가 준비되어 있으니, 꼭 확인하기 바란다.
 (아이패드 필요성을 절감하는 순간이다.)
-나는 전체적으로 혼자 준비했는데, 처음부터 신랑과 이야기하면서 맞춰봤으면 더 편하지 않았을까 싶다. 가까운 지인에게 내용을 미리 공유해주고 검사받아보는 것도 좋다. (웬만하면 여자 지인에게 부탁하자)
-너무 과한 멘트나 진행은 모두에게 피곤함과 난처함을 줄 수 있다. (친구와 의절은 덤이다) 원래 평범한 게 중간은 간다.
-대본은 꼭 미리 준비하자!! 닥쳐서 하지말고 꼭!!!!!
-당일 주례분+예식장 직원들과 미리 맞춰봐야 한다. 이 글을 검색할 정도라면 처음 사회자를 진행할 확률이 높겠지만, 예식장 직원들은 거의 프로이기 때문에(결혼식을 수도 없이 진행하기 때문에) 일찍 식장에 가서 많이 물어보고 노하우를 배워두면 편하다,
-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비우기 어려우므로, 화장실은 미리 다녀오자


친구의 아름다운 앞날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응원해주는 당신, 
아름답다.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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